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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틴댄스(살사/바차타)를 시작하기 전에 알아야 할 단점.

감자만두 2023. 3. 13. 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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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틴댄스는 흔히 살사와 바차타 댄스가 대표적이다. 

살사/바차타댄스(이 둘은 항상 묶음으로 따라다닌다.)

물론 이게 전부가 아니다.  

2010년 전후로만 해도 살사/차차/바차타/메렝게가 순서대로 나오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애초부터 인기가 적었던 메렝게는 사라지기 시작했고, 그 후로 차차도 사라졌다.

 

보통 살사가 메인이었지만, 2010년대 중반에 센슈얼바차타가 폭발적으로 히트하면서

살사와 바차타의 입장은 완전히 뒤바뀌게 된다. 

수요의 법칙에 따라 수많은 살사강사들이 바차타 강사로 전환하기도 했다.

음악 비율은 정하기 나름이지만 살사와 바차타가 보통 3:3의 비율로 나오지만

저녁10~11시 정도로 밤이 깊어감에 따라 2:4 또는 2:5로 바차타의 비율이 높아진다.

잠깐일 줄 알았던 바차타의 강세는 좀처럼 식지 않고 계속되고 있다.

 

시작한다는 것은 그만큼의 이유가 있을 것이다.

대표적으로 건강, 사교 등등.. 뭐 이건 뭐 인터넷에도 널려있고, 이 블로그 안에서도 몇 차례 이야기 했을것이다.

라틴댄스를 시작한다는 것은 라틴댄스에 대한 장점을 어디선가 보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므로 난 시작하기 전에는 알 수 없는 단점이자 주의사항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 많은 시간을 낭비할 수 있다.

1. 문제의 원인. 이것은 커플댄스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커플댄스다.

남녀 둘이 한 커플이 되어야 한다. 

가끔 인스트럭터라 불리는 고수 쌤들은 남자,여자 양쪽의 역할을 다 수행하기도 한다.

절친한 사람끼리는 남남, 녀녀로 커플로 놀기도 하지만 어디까지나 장난같은것일 뿐.

남녀가 함께 하는 것이 기본인 만큼, 성비가 맞아야만 제대로 돌아간다는

원초적이자 태생적인 조건을 가지고 있다.

 

2. 소셜에선 언제나 남자가 많다.

이 바닥엔 재미있는 사실이 있다.

강습때는 여자가 많은데,  실전이라 할 수 있는 소셜에 나가면 늘 남자가 많다.

초보일수록 남자가 귀하다.  모집때는 분명 동일한 수로 모집이 되는데 남자들어 주로 떨어져 나간다.

이유는 소셜때문이다. 결국 강습의 목적도 소셜에서 재미있게 놀 실력을 쌓기 위한 배움의 과정이다.

여성들은 팔로워라는 입장으로 초보때부터 고수남자의 리드를 받으며 즐기는 게 가능하지만....

남자들은 리더라는 입장으로 고수녀는 물론 동급의 초보녀조차 제대로 리드할 수 없다. 

이 과정에서 좀처럼 흥미를 붙이지도 못하고, 좌절과 무시를 당하다보면 포기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이 인고의 과정을 거치고 살아남아 어느정도의 실력을 갖추게 된 남자는

천적이 없는  강인한 존재가 된다.)

 

소셜에선 남녀 성비가 딱 맞는 경우는 없다.  여자가 더 많은 경우도 없다.

늘 남자가 많은 건 기본으로 깔고 가면서, 그 비율 차이가 얼마나 적은지를 따져야 한다. 

심한 경우는 2:1에 육박하기도 한다. 늘 많은 건 남자쪽이다.

실제로 음악이 흐르기 시작하면 대기석엔 짝 찾기에 실패한 남자들만 바글바글하기 마련.

 

 

3.수컷들의 치열한 홀딩전쟁

남자 숫자가 훨씬 많다보니 홀딩 하는 것도 상당한 경쟁이다.

특히 춤 실력도 좋으면서 매력도 넘치는 여성같은 경우는 그야말로 잡는게 하늘의 별따기가 된다.

 

인기 많은 여성이 플로어에서 추고 있으면 그 근처는 늘 남자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그리고 서로를 의식하고 견제하고 더 좋은 자리를 잡기 위해 몸싸움을 한다.

마치 농구에서 리바운드 자리다툼을 하는 선수들처럼 말이다.

더 좋은 자리란, 당연히 다음곡에서 그녀를 잡기 위해 가장 유리한 자리를 말한다.

 

웃긴것은  대화도 안했는데, 

'이 인간이 저 여성분을 간절히 원하고 목표로 하고 있어.'  라는게 온 몸으로 느껴진다는 것이다.

마치 무슨 전광판에 글씨로 써서 머리위에 붙여놓은 것처럼.... 명확하다.

그리고 그 예상은 빗나가지 않는다.

음악이 끝나기가 무섭게 번개처럼 '그녀를 향해' 플로어로 달려나가는 그를 볼 수 있다. 

 

자리를 맴돌다가 홀딩을 안하고 앉아있는 여성에게 다가가서 손을 내미는 그딴 낭만은 없다.

(성비가 어느정도 비슷하면 가능하지만, 미친듯이 남자가 넘쳐나면 그런 거 없다.)

당연히 여성이 대기석으로 들어오기를 기다리는 것도 없다.

서로 몸싸움을 벌이다가, 음악이 끝나자마자 100m 달리기선수처럼 손수 플로어까지 달려나가야 한다. 

그래야만 그녀를 잡을 수 있다.

 

그보다 더 빡치는 상황은 아예 방금전에 그녀 옆에서 춘 남자가 가장 가깝고 유리한 위치에서

그녀를 붙잡아버리는 것이다.

그 남자는 그 곡이 끝나면 또 바로 옆에서 춤을 마친 다른 여성을 잡아버린다.

저런식으로 나오면 플로어 중간까지 튀어나갈 준비를하고 있던 달리기선수들도 당해낼 수 없다.

플로어에서 춘 사람은 연달아 계속 추고, 대기석에서 차례를 기다리던 사람에겐 기회도 오지 않곤 한다.

"야 이 XXX같은 얍삽한 놈아. 적당히 하자. 상도덕 좀 지키자. 몇 곡 췄으면 그냥 좀 쳐 기어들어가라."

라는 포효를 마음속에서 내뱉게 된다

 

뭔가 웃긴 상황 같은데, 성비 불균형이 심한 날은 이렇게 된다.

 

4. 한 번의 홀딩을 위해 수십분을 기다리거나, 기다려도 안 될 수도 있다.

실력이 되든, 외모가 되든

나한테 매력적인 사람은 결국 남한테도 매력적이기 마련이다.

남녀 비율차이가 심한 날은 원하는 사람과 홀딩하는 것이 아예 불가능할 수도 있다.

 

홀딩하고 싶은 사람과 홀딩하자고 벼르다가 1시간에 두곡을 춘 적이 있다.

1곡이 3분이라고 가정하면, 내가 이 취미를 즐긴 시간은 6분에 불과하다.

즉 54분은 그냥 낭비한 것이다.

 

게임을 한다면, 당구를 친다면, 등산을 한다면.... 대부분의 어떤 취미를 하든지

대부분의 시간을 자기가 하고자마는 그 취미에 소비할 수 있다.

그러나 라틴댄스는 춤추러 와갖고는 가만히 앉아있거나 서서 남들 구경만 하게 되는 것에

많은 시간을 버리게 된다.

그리고 이런일은 대부분 남자에게 해당되는 것이다.

 

 

 


◆하이힐이라는 끔찍한 흉기의 위험성

1.  그냥 다치는 정도가 아니라, 일상생활이 통째로 날아간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날인 경우 소셜은 북적이는 인파를 자랑한다.

그만큼 밀도는 높아진다.

하필 여성 댄스화는 하이힐 모양이다.

그리고 특히 살사댄스는 전후좌우로 온갖 스텝을 빠르게 밟아대는 춤이다.

자연스레 다른 사람의 발을 밟은 위험이 크다.

그리고 밟힌 피해자의 경우에는 걷는 것이 불가능하고

몇주간 일상생활도 안될정도로 끔찍한 나날을 겪는다.

 

일례로 프리랜서로 일하던 중 밟힘사고를 당하고 5일 정도의 일을 날려먹은 적이 있다.

대충 당시의 평균 일당을 15만원이라 계산할 시 75만원을 잃게 된 것이다. 

 

 

2. 더 심각한 문제는 완전히 피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춤 실력은 배움을 거듭하고 연습을 거듭할수록 늘어난다지만

저 힐 밟힘 사고는 내가 조심해서 최대한 위험 확률을 줄여야 할 뿐 

완전히 막을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내가 안전거리 확보하고, 보폭 줄이고 조심하려고 해도

자기 맘대로 간격 안지키고 백스텝 크게크게 밟아대며 위험하게 추는

인간흉기같은 커플들까지 어떻게 내가 조종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다른 사람의 발을 밟는 것이야 자주 나올 수 있는 실수지만

그 가해하는 신발이 하이힐이라면 그건 실수가 아니라, 사고이자 심각한 상해가 된다.

 

3. 난 오늘 걸어서 돌아올 수 있을까?

과거 걸그룹에서 섹시포지션을 담당하면 전직 아이돌가수가 자신에게 큰 사랑을 주던 사람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몰며 '난 오늘 살아서 돌아올 수 있을까'라는 발언을 해서 논란이 된 적 있다.

 

그와 마찬가지로 바에 갈때마다 난 생각을 하게 된다.

'난 오늘 걸어서 돌아올 수 있을까?'

한 술 더떠서

'오늘 이후 2주동안 제대로 걸어다닐 수 있을까?

오버가 아니라, 하이힐에 밟히면 진짜로 저 우려가 현실이 된다.

 

4. 이 바닥은 이상하리만치 의사소통이 없다.

몇 주의 기간동안 피해자의 일상생활을 해치고 고통을 가하는 이 흉기는 퇴출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상하리만치 이 바닥에선 하이힐에 대한 경각심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피해자는 꾸준히 발생하는데 말이다.

 

이러한 논의에는 온라인에서의 의사소통이 중요한다.

정모때마다 백명 이상씩 모이는 동호회도 게시판은 유령카페 수준이니.....

참 과하다 싶을 만치 활동의 비중이 오프라인 모임쪽으로 쏠려 있는 게 이 바닥이다.

 


라틴댄스의 단점 두 가지

요약하자면

1.남녀성비로 인해서 홀딩을 못하고 쉬며 시간낭비를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

2.여성 하이힐 댄스화의 위험

이 두 가지가 있다.

 

1번의 경우는 대부분 남성에게만 해당된다. 

어쩌면 여성에겐 장점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남초현상이 일반적인 현재 여성들은 몇 시간이고 쉬지 않고 추는 것도 가능하다.

시간낭비 없이 자신의 시간을 오로지 자신의 취미에 몰두할 수 있다.

 

그러나 2번의 경우는 남녀 모두에게 큰 위협이다.

행복과 기대만 가득해야할 취미인데

바에 갈 때마다 경각심을 가지고, 두려움을 가져야 하다니.... 이게 말이 되는가? 

 

올해도 날씨가 따뜻해져서 다시 프리랜서 일이 많아지는 계절이 왔다.

다음달에만 4개의 일이 잡혀 있는데, 당분간 바를 아예 가면 안되겠다는 경각심이 먼저 든다.

살사 추다가 몇 주 동안 걷지 못하게 될까봐, 미리 걱정을 해야 한다니...

얼핏 들으면 우스운 상황 같지만, 이걸 가능하게 하는 게 하이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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