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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풀. 어떻게 아직까지 살아 있을 수가 있지?

감자만두 2018. 10. 5.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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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명사가 된 고유명사라는게 있다.


사실 특정 회사의 제품 상표지만,

그것이 그냥 그 제품군 자체를 통째로 대표하는 명칭으로 인식되어버린 것이다.


굴삭기의 대명사가 되버린 포크레인이 그렇고,

투명 탄산음료의 대명사가 되 버린 사이다가 그렇고,

라면형 과자의 대명사가 되 버린 뿌셔뿌셔가 그렇고,

고체형 접착제의 대명사가 되어버린 딱풀이 그렇다.


그렇다면 딱풀. 이 녀석은 무엇인가.

일단 국내 최초의 고체형 접착제이다.

일반적인 액체형 접착제 (물풀= 주로 조은풀이라는 상표명으로 많이 나와 있다.)이 득세하던시절

고체형 접착제로서 처음 우리앞에 나타난 제품이다.


당시의 조은풀은 큰 단점을 안고 있었는데

손으로 눌러서 바르려는 풀의 분비량을 조절하는 방식인데,

힘조절을 잘못하거나, 제품이 오래되면 그 조절이 안되서 과도한 양의 풀이 쏟아져 나온다는 것.

그리고 적당히 발라도 액체풀이라는 특성상 종이가 울어버리는...

울퉁불퉁하게 우그러져 단점이 문제가 있었다.

시큼한 냄새도 있었지만, 그건 그냥 넘어가 주자.

단 접착력은 확실해서 한번 붙으면 떼어지진 않았고 억지로 떼다간 종이가 벗겨져 나가기 일쑤였다.

마치 강력하게 붙은 스티커 억지로 떼어내다가 그렇게 되듯이....


그 와중에 종이의 손상 없이 깔끔하게 붙이는 고체형 접착제인 딱풀은 

상당한 혁신이었다. 


종이를 일그러뜨리지 않는다는 큰 장점을 지닌 딱풀이

애초에 본래 목적인 접착기능은 형편없었다는 것이다.

잘 안 붙는다기보단, 붙긴 붙는데 시간이 지나서 접착제가 마르면

떨어져 나가는 일이 부지기수였다.


암튼 내 기억속에 딱풀은 그렇게 잘 안 붙는 접착제였다.


그걸 느꼈던 것이 1999년이었다.

대략 20년 전이다.


알다시피 학생때야 풀을 많이 쓰지,

성인이 된 후엔 풀은 쓸 일이 거의 없다.

학용품 중에 학생때나 어른때나 계속 쓸 일이 많은 가위,자,칼과는 달리

풀이란 제품이 주로 종이와 종이를 붙이는 용도이기 때문이다.


그러다 최근에 급하게 종이를 붙일 일이 있어서 파는 제품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공수하게 된 딱풀.

딱풀 성능이 워낙에 후지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고민이 되긴 했지만

그래도 20년의 세월이 지났으니 딱풀도 좀 달라졌겠지 생각을 하긴 했는데...




절대로!!!!!!!!!!!!!!!!!!!!!!!!!!!

딱풀은 달라지지 않았다.

시간이 지나서 마르면 언제 붙였었냐는 듯이 깔끔하게 떨어져 버리는 쓰레기 같은 성능은 그대로이다.

20년이란 시간동안 참 한결같다.



더 어이가 없는건 예나 지금이나 저렇게 자랑스럽게 붙어 있는 초강력이라는 문구.

아니 도대체 개발자들이 이 제품 사용을 해보긴 한 건가?

아니면 소비자들의 항의도 없던건가?

애초에 접착력도 약하면서, 금방금방 떨어져 버리는....

얇은 75그램 에이포 용지 하나 제대로 붙이지 못하는 제품에

 종이,사진,직물용 초강력이라는 문구를 넣을 수 있는지...


한 번 써서 안붙고, 떨어져나가면 내가 불량품을 산 거라 생각하겠지만

사는 제품마다 족족 이러고,

20년 전에도, 지금도 이러는 걸 보면 딱풀이 품질이 형편없는게 맞다고 단언한다.

풀이라는 제품이 잘 붙지 않는다니....


아직도 이해할 수 없는 게 있다.

아모스라는 회사는 저 딱풀로 큰 성공을 해서 

지금은 다른 문구류도 생산하는 기업이 된 걸로 알고 있다.

얼마 전 조카한테 선물해 준 파스넷도 아모스 제품이다.


그런데 어떻게 아모스 성공의 발판이 된 딱풀의 품질은 저 따위인지....

저 제품이 아직까지도 생산되고 있는지

 수십년의 세월동안 품질의 발전이 없었는지

미스테리다.



암튼 이렇게 해서 기존에 있던 딱풀과

이번에 새로 사서 거의 쓰지도 않은 새 제품인 딱풀 둘 다 쓰레기통행.


차라리 종이가 우그러들 망정, 잘 붙는 물풀을 쓰고 말지.

물풀이 아니라면 순간접착제나 노란 돼지표 본드를 쓸 망정...

접착제라는 말조차 안 어울리는 딱풀은 절대로 쓸 일이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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