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파리 퇴치작전, 앞선 글에 이어지는 두번째 내용이다.
흡입식 포충기는 이전에 본가에 살때 초파리와의 전쟁에 대비해 구매했지만,
내 손수 만든 유인액을 필두로 한 함정형 트랩과, 또 다른 강력한 비밀무기로 전쟁이 끝나버리는 바람에
써보지도 못하고 몇 년째 대기해야 했던 제품이다.
이름을 밝혀야 되나 하고 많이 고민했지만, 까짓거 밝힌다. 이건 어디까지나 후기니까...
이 제품이 허접하다는 것이지, 모든 흡입식 포충기가 허접하다는 오해를 부르지 않기 위해서도 ....
데이비드테크라는 회사의 엔보우 터미네이터라는 제품이다.
망했는지 지금은 단종된 제품이다.
인터넷에 치면 지금도 쇼핑정보가 뜨긴 하나, 상세정보는 전혀~~~~~ 없다.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다.
한창 판매할 당시엔 그렇게 요란하게 광고하던 상품소개가 말이다.
이 엔보우터미네이터처럼 , 팬이 돌아가서 기계 안으로 벌레를 빨아들이는 흡입식 포충기는
인터넷 등지에 아주 수많은 종류가 있다. 그리고 홈쇼핑에도 단골로 나온다.
그러나 평가는 아주 악하기 그지 없다. 효과없기로 유명하다.
*놀랍도록 안 잡히는군요.
*3일동안 켜놨는데, 한 마리도 안 들어왔군요.
*이거 믿고 잤다가, 모기한테 쥐어뜯겼습니다. 물론 트랩에 걸린 모기는 한 마리도 없고요.
이런 평가가 주를 이룬다.
그러나 여기 보면 좀 안타깝기도 하다. 후기에서도 보이듯 이 제품의 주 타겟은 모기다.
모기나 벌레가 좋아하는 적외선 파장이라고 하는데............
모기가 가장 매혹되는 유인원은 빛이 아니라, 사람이 내뿜는 이산화탄소와 체취다.
집구석에서 반찬 없는데, 김밥 한 줄 누가 주면 아주 꿀맛으로 먹겠지만,
뷔페 가서 김밥 거들떠나 보겠냐?
피를 가졌고, 이산화탄소를 내뿜는 사람과 동물이 없는 곳에서야, 빛에라도 반응하겠지만
같은 방 안에 사람이 있으면 당연히 적외선 빛 따위는 모기 안중에도 없는게 당연하지.
그렇기에 난 믿어본 것이다.
나의 타겟은 모기가 아닌 초파리이고,
초파리가 좋아하는 유인액과, 주 발생원인 쓰레기봉투 바로 앞에 설치할 것이니,
초파리가 마구마구 걸려들어서 갇혀 죽을 일만 남았다고 생각했지.
애초에 난 적외선 램프따위는 믿지도 않았다.
초파리 주 발생원인 쓰레기봉투 앞, 초파리를 미친듯이 유혹할 유인액이 담긴 함정형 트랩.
이보다 확실한 세팅은 없어 보였다.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
근처에 오기만 하면 분당 1650번 회전하는 팬의 흡입력으로 안으로 빨아들여버린다더니,
기계 위에 두마리가 평화롭게 노닐고 있다.
사진에 보이는 저 작은 원도 초파리고, 12시 방향에 좀 더 검은 물체도 초파리다.
기계 위를 평화롭게 걸어다니며 산책을 하고 있었다.
뭐야 이거, 강력한 흡입력이고 뭐고 다 헛소리고 과대광고에 사기친거야?
그런데 하부를 보니 초파리가 진짜로 몇 마리 들어와 있다.
이런 제품들의 설명이 다 공통적이겠지만,
강력한 바람으로 안에 들어온 곤충은 2~3시간이면 탈수로 죽게 됩니다.
저것들은 이제 끊임없이 부는 폭풍같은 바람에 고통스러워 하며 죽을 일만 남은 것이다.
자는 내내 켜두었으니, 그렇게 난 이걸 거의 12시간을 켜 두었다.
2~3시간만 갇혀 있어도 탈수로 다 죽는다던데, 난 12시간을 켜놨으니 살아날 확률은 없겠지...
그리고 출근하기 직전에서야 기계를 껐다. 퇴근 후 바라보게 될 초파리 시체들을 기대하며 흐뭇했다.
그리고 돌아와서 확인한 결과
초파리는 단 한 마리도 없다.
저 조그마한 날벌레들은 다 나방파리들이다.
분명 어젯밤만 해도 갇혀 있던 녀석들이 오늘아침 출근하며 기계를 끄는 순간 다 탈출해버렸나보다.
이거 완전 쓰레기 기계네. 뭐? 2~3시간이면 탈수로 죽는다고??
설명서엔 전압이 6W 정도밖에 안되는 제품이니 하루종일 켜 놔도 부담 없다고 광고하더니
아니 전압이 6W가 아니라 1W 라도 초파리 하나 죽이기 위해 몇날 며칠을 켜놔야 되면 그게 정상이냐고....
참. 이렇게 형편없는 제품을 언젠가 초파리와 다시 전쟁을 치르게 되면 맞이하게 될 비장의 무기라고 열심히
소지하고 있던 내가 허무해지는 순간이다.
더불어 시중에 나오는 다른 흡입식 포충기도 도저히 못 믿겠다.
다른 저가형 제품과 다르게, 이건 기억은 안나지만 가격도 꽤 비쌌단 말이지.
가뜩이나 효과 없다는 흡입식 포충기의 수많은 후기들은 뭐 벌레를 확실히 유인하지 못해서 안 잡힌거라 쳐도
확실하게 벌레를 잡아도..12시간동안 켜놔도 죽이지도 못하는 이 성능은 어떻게 봐도 실드 쳐 줄 방법이 없다.
거의 쓰지도 않은 새 거인데 당근마켓에 팔아야 하나.
그건 답이 아니다. 그냥 줘도 모자랄 판에.... 그냥 무료나눔할까?
초파리 한 마리도 제대로 포획해서 죽이지도 못하는 제품을 누구한테 주는 것 자체가 능멸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
어쨌든 조만간 내 방에서사라질 쓰레기 같은 물건 1순위다. 흡입식 포충기 엔보우 터미네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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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이쯤에서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있을것이다.
아니 그럼 대체 그 비밀무기는 뭐야?
본가에서 썼던... 본가에서 앞선 초파리와의 전쟁을 끝내버렸던....
저 엔보우터미네이터를 사 놓고도 개봉할 기회조차 주지 않았던 그 비밀무기 말이다.
그것은 바로
이거다.
바퀴벌레용으로 사서 바퀴벌레 끈끈이지만, 사실 뭐든지 다 상관 없다. 끈끈이식 트랩이기만 하면 된다.
초파리는 가뜩이나 작으니 더더욱 이런 접착식 트랩에 취약할 수 밖에 없다.
그냥 이걸 유인액이 담긴 함정형 트랩 바로 앞에 설치하면 된다.
(쓰레기같은) 흡입식 포충기 대신, 그 자리에 두면 되는 것이다.
전기도 들지 않고, 한번 걸려든 초파리들이 도망가지도 못한다.
어느면으로 보나 저따위 흡입식 포충기보단 백배 낫다.
이걸 다시 써볼까 싶어도, 발생원인 쓰레기봉투를 내다 버려갖고, 초파리들이 줄어드는 추세라 굳이 개봉할 일은 없을 것 같다. 다음 전쟁을 기대하며 보관해놔야겠다. 물론 그 전쟁이 다시 오지 않게 하는 것이 더더욱 좋겠지만 말이다.
아무튼 내가 추천하는 것은 유인액이 포함된 함정형 트랩 + 보조형식으로 그 근처에 접착성 트랩을 설치하라는 것이다.
https://blog.naver.com/rewqwe/221160309017
이것의 효과는 그 당시 내가 작성한 예전 블로그를 참고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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