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습기의 필요성을 느끼다
난 곰팡이와 습기는 반지하만의 전유믈인줄 알았다.
그러나 왜 자취를 오래 해 본 사람들이 제습기가 자취생의 필수품이라는지 알게 되는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1층이라고 안심했던 내게 곰팡이의 폭격이 시작된 것이다.
분명 염화칼슘 제습제를 넣어놓은 옷장속의 정장에 곰팡이가 피어났고
옷장이 아니라, 행거에다가 ...바깥에다가 꺼내놓은 옷들까지도 곰팡이가 피어났다.
서랍장의 각종 옷들까지 축축해져있었다. 그 불쾌한 냄새는 여지없이 곰팡이의 냄새였다.
실리카겔 제습제를 넣었더니 다음날 순식간에 많은 알갱이들이 까맣게 변했다.
그리고 천장마저 곰팡이가 점령하기 시작했다.
▶처음으로 택한 제습기는 펠티어 방식의 미니제습기였다.
제습기에는 펠티어 방식과 압축기 방식이 있다.
압축기 방식은 에어컨의 원리를 그대로 따르므로 효과는 좋은데 그만큼 소비전력도 높다.
펠티어 방식은 펠티어 소자를 이용하는데 전기료가 매우 절감된다. 파는 업주들도 이 점을 크게 강조했다.
한달 내내 24시간 틀어도 1200원 이런 식.... (누진세 계산 안할 시...)
사실상 제습 방식은 용량과 연관이 있다.
5만원~10만원대의 가격의 물통2L 이하의 미니제습기는 다 펠티어 방식이고,
15만원 이상 하는 물통7L 이상의 제습기는 다 압축기 방식이라 이해하면 된다.
이미 써본 자취 선배들의 의견은 압도적으로 압축기방식이었다.
펠티어는 절대 사지 마라. 돈 날리는 것이다.
그럼에도 내가 펠티어 방식의 미니 제습기를 구매했던 이유는
- 1/4 정도로 낮은 전기세
- 듀얼펠티어 방식이라 기존 펠티어 방식보다 효과가 두 배라고 하니 생각보다 훨씬 강력하지 않을까?
- 워낙 좁은 4평 원룸인데, 굳이 고성능의 압축기 방식을 쓸 필요가 있을까?
이 정도였다.
물이 모이는 것을 보니 신기했다.
마치 잠가놓은 수도꼭지에서 드문드문 물방울이 떨어지듯이 한 방울씩 떨어지더니 저렇게 물이 모이더라.
이 물이 다 내 방안에 퍼져있던 물들 아닌가?
그러나 뭔가 이상했다.
아무리 틀어놔도 습도가 65퍼센트 이하로 내려가지를 않는 것이다.
습도에 질려서 제습기를 산건데..... 빌어먹을 습기를 50퍼~40퍼센트까지 내려버리고 싶은데...
65퍼센트에서 더 이상 내려가질 않았다.
그리고 습기가 심한 날은 밤새 틀어놓아도 습도가 7~80 퍼센트에서 변함이 없었다.
이쯤 되니 한 방울씩 똑똑 떨어지는 저것도 제습이 잘 되고 있는 건가 의문이 간다.
습도를 떨어뜨리려고 제습기를 사용하는건데, 비교적 높은 습도에서 더 떨어지질 않는다면
이건 제습기가 제 기능을 못하는 거 아니겠는가?
결국 한 달 사용 후에 당근마켓에서 제습기를 팔아버렸다.
듀얼펠티어 방식이라 그런지, 미니제습기 치곤 10만원 가까이 되는 비싼 가격에 구매했었지만
비슷한 미니제습기 매물이 워낙 많이 나와있어갖고, 1/3 가격인 3만원에 처리해야만 했다.
▶압축기 방식의 제습기. 확실히 다르다. 많이 다르다.
이름만 대면 다 알아주는 유명회사인 위니아 딤채 제습기를 살까 많이 고민했지만
위니아 제품은 내부건조 기능이 없기에, 해당 기능이 있는 어라운드의 제습기를 택했다.
가격도 더 저렴하다는 이유도 한 몫 했다.
단 2~3시간 정도 틀어 보았는데, 이 정도로 제습이 되었다.
앞선 펠티어 방식의 홈트너 미니제습기로 3일동안 모은 양과,
압축기 방식의 어라운드 제습기로 모은 3시간 모은 양이 그리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홈트너 미니제습기는 수도꼭지에서 물 떨어지듯이 한방울씩 간간이 떨어졌는데,
어라운드 제습기 이건 졸졸 물 흘러내리는 소리가 들리더라.
체감상으로도 확실히 달랐다.
미니제습기를 틀 때는 방바닥이 계속 끈적거렸는데,
제습기를 바꾼 이후부턴 방바닥의 끈적임이 많이 사라졌다.
▶종합적인 평가
다시 말하지만 제습 방식은 곧 용량이다.
5만원~10만원대의 가격의 물통2L 이하의 미니제습기는 다 펠티어 방식이고,
15만원 이상 하는 물통7L 이상의 제습기는 다 압축기 방식이라 이해하면 된다.
무조건 용량 큰 게 좋다는 말이 많은데, 이 소리는 압축기 방식이 좋다는 말과 같은 것.
위니아, 위닉스, 삼성, 엘지 등등 네임밸류 높은 회사의 제품들 역시 다 7L 이상 대용량의 제품뿐이다.
나 역시 앞으로 누군가가 제습기에 대한 조언을 구한다면 망설이지 말고 압축기를 권할 것이다.
아마 이런 생각을 할 지도 모른다.
- 내 방은 엄청 조그마한데? 2~6평 정도의 작은 원룸인데 펠티어로도 충분하지 않나?
- 압축기방식의 제습기는 전기세가 부담이 된다.
나 역시 정확히 저런 생각을 했어서, 처음에 펠티어 방식의 미니제습기를 샀었다.
그러나 생각해보자. 내가 사용했던
홈트너미니제습기는 소비전력 65W , 어라운드 진짜제습기는 소비전력 250W다.
소비전력은 약 4배 차이지만, 제습효율은 4배가 아니라 거의 10배 이상이다.
결국 동일한 양의 물을 제습한다는 걸로 비교해보면, 오히려 압축기 방식의 제습기가 훨씬 이득인 것이다.
모든 제습기마다 다 일정시간 작동하고 꺼지는 타이머 기능이 있는데
홈트너 미니제습기의 예약시간은 최소가 8시간이었다. 8시간 12시간 24시간 이렇더라.....
애초에 제작부터 그렇게 오랜시간 틀어놓는것을 염두에 두었다는 것이다.
펠티어 방식의 한계인것 같기도 하고.....
이번에 새로 산 어라운드 제습기로 치면 2시간을 예약해놓는다 치면
앞선 홈트너 미니제습기를 8시간 틀어놓은 것과 비교해서
소비전력은 동일하면서, 제습효율은 훨씬 뛰어난 셈이다.
그리고 밤낮으로 제습기만 틀어놓고 살 텐가?
결국 가장 중요하고 우선시 되어야 할 것은 환기다.
장마철이라 비가 오거나, 샤워를 해서 알몸으로 집안을 활보할 예정이거나,
빨래를 말려야 하거나, 미세먼지가 심하거나
등등의 문제로 창문을 열기 곤란할때 제습기가 차선책으로 쓰여야 한다. (전기세가 남아 도는 것도 아니고....)
가늘고 길게 틀 것인가? 굵고 짧게 틀 것인가?
어라운드 제습기의 자세한 상품설명은
https://link.coupang.com/a/InUu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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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나의 예시일 뿐이고
그래도 펠티어 방식의 미니제습기가 더 제격인 사람은 있을 것이다.
옷장이나 신발장 넣어놓아서 염화칼슘 제습제와 같은 용도로 쓴다던가?
정말 이 정도라면 충분히 그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나처럼 단순히 소비전력량과 좁아터진 내 방 크기만 보고 저렴한 미니제습기를 택하지는 말라는 것이다.
당근마켓 보면 미니제습기 매물이 엄청 많이 널려있다. 그래서 내가 헐값에 처리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고...
왜 그럴까?
금방 되파는 미니제습기 매물이 많으니 사려면 차라리 중고로 사는 걸 권한다.
어찌됐든 나처럼 또 한달안에 팔아버리고, 다시 압축기방식 제습기로 재구매하는 손해를 택하지 않길 바란다.
98900원에 사놓고, 3만원에 팔아버리고... 생각할수록 속쓰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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