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영화

같은 속옷을 입는 두 여자 줄거리 [결말포함/스포있음]

감자만두 2022. 12. 16.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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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빨래를 하는 이정에게 자신의 팬티를 무심히 던지고
다 빤 팬티를 물기만 짜서 젖은채로 입고나가는 수경

좌훈방에서 애정의 일을 간간히 돕는 수경
팬티 자랑을 한다.

남친 종열과 함께 애정부부와 식사를 한다.
남친 앞에선 18세 소녀와도 같은 수경. 
그런 수경을 은근히 의식하는 애정의 남편

수경은 집에 들어가자마자 온 방 불을 켜 놓았다며
이정에게 버럭 소리부터 지른다.
생리통으로 아프다며 타이레놀을 사오라는 이정의 문자는
이미 씹힌지 오래.
오히려 안좋은것만 닮는다는 독설을 뱉고 불을 끈다..

수경은 차에서 뾰루퉁해 있는 이정을 때리고 견디다 못한
이정 나가자 죽어버리라는 욕을 하더니 차로 치어버린다.
그리고 찾아온 보험사 직원에겐 급발진을 주장한다.
그리고 이정은 수경이 자신을 일부러 친 거라고 주장

엄마 커플과 식사를 하는데, 오직 수경말만 믿는 종열
이정은 홧김에 30만원 고기세트를 덤탱이 씌우고, 
당연히 집에 오고 또 집에서 수경의 무차별적인 구타에 당한다.

이정이 변기에 앉아있는데, 변기가 갑자기 역류하고 떠오른 콘돔.
종열의 것임이 분명했다.
짜증이 솟구친 이정은 그 콘돔을 수경의 침대에 던져버린다.

이정의 회사엔 민소희라는 동생이 있다.
당당하게 중앙으로 자리를 옮기는 당돌하게 자기 주장을 하는
민소희를 보며 이정은 자극을 받는다.

이정이 집에 돌아오니
침대위에 콘돔의 복수인 듯한 담배꽁초들이 올려져 있다.

이정은 이번에는 수경의 스카프를 가위로 오려낸다.

좌훈방에서 찜질중인 수경
배의 상처자국을 여전히 신경쓰고 있다.

한편 앞선 급발진 사고를 주장하며 벌어진 대립으로 열린 재판
이정은 재판에서 엄마의 반대편에서 증인이 된다.
엄마에게 보냈지만, 정작 수경은 뜯어보지도 않았던 편지를 
제출하며 엄마의 반대편에서 증언을 한다.

저녁. 이정이 못들어오게 문고리를 걸어버린 수경은
절대 문을 열어주지 않는다.
이정은 회사에서 경리작업을 하며 자연스레 알게 됐던
민소희의 집으로 향한다.

한편 수경은 종열의 딸 소라의 중학교졸업식에 같이 가지만 소라는
수경이 불편하기만 하다.

이정이 다시 집으로 들어가자, 수경은 인심써주며
대충 화해하고 잘 지내자는 식으로 이야기한다.
머리 염색을 도와주며, 인심 써주는 척 하지만 사과를 받고 싶던 이정
그러나 수경은 이정의 얼굴에 염색약을 던지고 그대로 집을 나가는 이정
막상 집을 나왔지만, 갈 곳은 없고.....
결국 이정은 다시 소희의 집으로 간다.

수경은 종열의 집에가서 손수 요리까지 해서 같이 먹지만
종열과 소라는 자신의 형편없는 요리실력을 비웃는 것 같다.
아버지의 지갑에서 돈을 꺼내가는 소희가 못마땅한 수경
요리실력으로 무시당한것 같아 토라진 수경을 종열이 달래주던 와중 
전화가 온다. 
수경은 메모를 위해 볼펜을 가지러 소희 방에 들어갔다가 딜도 발견, 
중학생밖에 안된게 이런걸 쓰냐며  깔깔대다 소라에게 발각당하고...
소라에게 사과할 것은 권유받지만 결국 사과를 거부한다.

한편 이정은 소희에게 의지하게 된다.
그걸 불편하게 여기는 소희

수경이 혼자 있을 때 좌훈방에 애정의 남편이 찾아오더니
갈라진 수경의 발뒷꿈치를 보더니 난데없이 풋크림을 선물하고 간다.

수경은 종열과 새로 살 아파트를 보러 간다.
작은방을 당연히 소라의 방으로 쓰자고 하는 종열에게
소라의 방 따윈 필요없으니 창고로 쓰자는 어이없는 주장을 하는 수경.
그렇게 종열과 마찰을 일으키고 돌아온다.

한편 이정의 회사에서 업무상 실수를 한 소희를 다그치는 차장,
이정 괜히 소희를 보호한답시고 끼어들어서 이정을 비호하지만
오히려 이것은 소희에게도 더더욱 부정적으로 다가온 일이다.

이정은 오랜만에고깃집에서 엄마를 만나나 역시나 말이 통하지 않는다.


다시 소희를 찾아간 이정, 소희의 매몰찬 반응
집을 나오기 위해 고생하고 노력했는데, 이정이 다시 집으로 그녀를
되돌려보내려고 한다며, 이정을 원망하는 소희.

한편 애정은 앞서 애정의 남편이 뜬금없는 풋크림을 준게 원인이 되어
애정과 마찰을 일으킨다.

이정이 집으로 돌아오나 역시나 수경의 폭력
아침에 수경에게 종열이 보낸 화해의 코트는 이정이 입어버렸고
이정이 가위로 오려놓은 수경의 옷들이 발견된 것.

채소가게에서 수경은 은근슬쩍 애정과 화해를 시도한다.

다음날, 수경과 소라를 화해시키려는 자리
수경은 종열이 입었던 옷을 입고 나갔지만, 소라가 비슷한 색의
옷을 입고 나온 걸 보자, 옷을 벗어던지고 속옷상태로 자리를 뜬다.

문소희는 회사를 무단으로 퇴사했고
이정은 소희의 찾아가보지만 결국 끝까지 모른체 외면당한다.
그리고 진짜로  급발진 사고가 나고 결국 이정의 차는 폐차한다.

수경의 집이 정전이 되고, 샤워하는 수경을 위해 이정을 손전등을 비춰준다.
어둠속에서 마지막으로 대화를 해보나 결국 타협을 하지 못하고
자길 사랑하냐는 이정의 질문에 크게 웃는 수경

아침 이정이 나가기만을 기다렸다가 아침으로 만두를 끓이는 수경
이정은 처음으로 속옷을 사며, 자기 신체 사이즈를 처음으로 재 본다.

 

개인적인 감상평

 

경의2시간 20분이라는..... 독립영화로서는 이례적이고 일반적인 상업영화로 따져도 긴 편에 속한다.

그러나 짜임새있는 이야기와 연출로 인해 그 시간이 크게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가장 놀랐던건 같은 속옷을 공유하는 모녀라니... 도저히 꿈에도 상상 못했던 일이다.

겉옷도 아니고 속옷을 공유한다니.....

이 제목은 실제 감독의 경험에서 나온 제목이라 하던데 

댓글등에서도 경악했던 여자들이 있던 걸 보면 모든 여성이 다 이런 건 아닌가보다.

 

그러고 보면 여성들은 공유하는 것이 남자보다 더 거리낌이 없는 듯 하다.

드라마나 영화에서도 자매들끼리 막 옷을 맘대로 입고나가서 싸우는 클리셰는 흔하고 흔한데

형제 사이에선 그런 일이 소재로 쓰이는 경우는 없다.

몇년 전 몇몇 여학생들이 친구들끼리 써클렌즈를 교대로 돌려쓰다가 단체로 아폴로 눈병에 걸렸었다는

기사가 문득 떠오른다.

 

주인공인 수경은 전형적으로 철 없는 어른이다.

나이는 먹고 몸은 커졌지만, 정신연령은 어린아이에 머물러 있는..... 

그렇게 평생 여자로만 살고 싶어하지, 엄마가 될 자격도 없고 준비도 되어 있지 않는 여자다.

50대의 나이에 20대같은 옷차림을 즐기고, 휴대폰에도 젊은이들처럼 각종 화려한 장신구와 액세서리를 

덕지덕지 붙여놓았다.

자신의 딸인 이정을 바라볼때는 표독스럽고 마귀같은 눈빛이다가도, 

친구들과 수다를 떨 때는 낭랑18세 소녀, 종열을 만날때는 사랑에 빠진 순정파 소녀가 된다.

그러면서도 다시 이정을 대할때는 따뜻한 말보다 욕이 자연스럽게 튀어나온다.

자신의 딸이 뱃속에 있던 순간들까지 모두 딸의 책임으로 돌리고,

깡말랐던 자신에게서 4킬로의 우량아로 나왔던 걸 아직도 자신의 큰 희생으로 돌리고

출산시에 생긴 배의 상처를 아직도 자신의 흠이자 흉터로 여기는 걸  수경은

누가봐도 성숙한 인격의 어른이 아니다.

 

친딸에게만 이런것이 아니라 , 곧 자신의 딸이 될 수도 있을 종열의 딸에게도 마찬가지.

누가봐도 자신의 잘못임에도 사과를 거부하며,

자신을 예쁘다는 소라 친구들에게, 나 얘 엄마 아니고 오늘 처음봤다며 선을 긋는 그녀의 행태는

그녀는 엄마가 될 준비도 안됐고, 자격도 없다는 걸 보여준다.

 

늘 가해자이기만 하던 수경이 피해자가 되는 순간이 있다.

일방적으로 들이댄 애정의 남편인데, 애정에게 오해를 받고 꽃뱀으로 몰린 것.

그러나 누가 봐도 일방적으로 자기가 당한 친구에게는 그렇게 천연덕스럽게 먼저 화해를 시도하면서

누가봐도 자기 잘못을 저지른 딸과, 미래의 의붓딸에게는 전혀 공감과 이해를 하지 못한다.

 

다혈질적인 어머니에게 늘 주눅들고 참고만 살아온 이정은 애정결핍을 겪는 듯 하다.

그리고 그 공허함을 소희에게 대신 채우려 한다. 

얼굴에 묻은 염색약을 닦아준 것은 그 상징적인 장면.

그리고 어린나이에 일찍 집을 나오고 당돌하게 불편한 구석자리를 나와 자리를 옮긴 소희를 보고

자극을 받고 적극적으로 변하려고 한다.

그리고 그 적극적인 변화는 상급자에게 대드는 것으로 발현된다. 

그러나 결국 그건 회사에서도 낙인찍히고, 소희에게서도 버림받는 결과만 낳게된 헛될 발악이 되었다.

 

보는 내내 불편하던 영화는 그래도 마지막에 되서 희망의 불씨만 살짝 보여주면서 끝이 난다.

엄마가 일부러 자신을 차로 친 줄 알았지만, 차는 진짜로 급발진 증상이 있었으며...

정전 상태에서 대화를 하다 수경은 극 중 처음으로 이정을 보며 웃는다.

그간의 냉소적이고 무시하고 경멸하는 미소와는 차이가 나는 미소였다.

자식과 얼굴을 마주대하는 게 거북해서 자는체하던 수경은

그토록 연습하던 헝가리 춤곡 5장을 어떻게든 끝까지 완주해낸다.

늘 어머니가 사온 속옷을 같이 입었기에 나이 30이 다 되가도록 자기 신체 사이즈도 모르던 이정이

처음으로 직접 속옷을 사며 몰랐던, 자신의 신체 사이즈를 잰다.

각자 대립하며 서로 힘들던 어머니와 딸이 모두 성장을 하는 것.

 

워낙 장면들이 많고, 장면들이 담았을 상징들이 많아서 

전문평론가가 아닌 이상 몇번을 더 보더라도 작가가 의도하려 한 것을 다 이해하긴 힘들 것이다.

그러나 이 영화가 훌륭한 영화라는 것은 잘 알 수 있다.

배우들의 연기또한 매우 훌륭하며, 특히 수경역의 양말복 배우의 연기는 

그야말로 극찬이 아깝지 않은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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