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이야기나

사마귀는 깔끔쟁이

감자만두 2018. 9. 28.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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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에 갑자기 왠 날벌레 한 마리가 한 마리 출몰했습니다.

그런데 이 곤충 뭔가 좀 이상합니다.


나비처럼 큽니다. 날개를 느릿느릿 움직이는것도 나비같습니다. 그러나 나비처럼 나풀나풀 하늘거리며 날지 않습니다.

메뚜기 종류같기도 합니다. 그런데 메뚜기라기엔 날개짓이 너무 어설픕니다.

곤충을 잘 모르는 사람은 모르겠지만, 알 사람은 이 녀석이 사마귀라는 것을 바로 알 수 있습니다.


사실 사마귀는 날 수는 있지만 비행이 무척이나 서투른 곤충입니다.

그나마 날아다니는 것도 몸이 가벼운 수컷들이지, 알을 낳을 때가 된 암사마귀는 아예 날지를 못하죠.

잡으려 하면 점프해서 날아가버리며 도망치는 메뚜기에 비해, 사마귀는 느려터져서 잘 도망치지도 못합니다.

그래서 자동차에 로드킬도 많이 당하고, 도로에 내려왔다가 도망치지도 못하고 사람 발에 밟혀 죽는 경우도 많습니다.


사마귀는 고양이와 참 닮은 점이 많습니다.

1. 태어날때부터 천부적으로 타고난 사냥꾼입니다.

2.깔끔함으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고양이가 셀프 그루밍이라 하며 쉴 새 없이 자신의 발과 온 몸을 핥아대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곤충중에서도 이렇게 깔끔하고 청결함을 추구하는 녀석이 있다면?

그게 바로 사마귀입니다.


오늘도 사람이 바글바글한데에 날아온 사마귀 한 마리를 안전하게 자연으로 보내주기로 했습니다.

매달리기를 좋아하는 사마귀를 위해 붙어있기 좋은 파리채에 태워서 운반해 주었습니다.

그 와중에도 누가 사마귀 아니랄까봐 그루밍에 여념이 없습니다.




앞다리는 기본이고,

입이 닿지 않는 가운뎃다리를 앞다리로 붙잡고 손질합니다.



뒷다리 역시 문제 없습니다.

앞다리로 붙잡고 손질하면 되니까요. 이렇게 보니 몸이 상당히 유연해 보입니다.







너무 눈에 잘 띄는 낮은 곳에 풀어준 것이 아닌가, 누가 또 잡아가는 게 아닐까 싶어서 좀 더 높이 던져줄까 했지만,

잔가시가 많은 식물 줄기에 있는 힘을 다해 매달리니 떼어낼 수가 없네요.

날씨가 점점 쌀쌀해진다는 것. 사마귀가 날개가 돋친 성충이 되었다는 것은,

자연상태에서 그들의 수명 또한 오래 남지 않았다는 뜻이 됩니다.

부디 자연 안에서 잘 먹고 즐겁게 남은 여생을 살길 바라며 보내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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