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성대 한식부페-이모네 식당 (부페의 탈을 썼지만 부페가 아니다.)

서울대 입구역과 봉천역 사이의 라인으로 이사를 온 후에

내가 가지게 된 가장 큰 불만은 한식부페가 없다는 것이다.

 

요리에 재주도 없고, 요리를 좋아하지도 않고, 냉장고 싱크대 자체도 워낙 작아서 재료 보관도 힘들다.

그래서 밖에서 사먹자니, 뭘 사먹어도 양이 좀 부족한 느낌이다.

그래서 난 예전부터 먹을 만큼 먹을 수 있는 뷔페식 식당만을 찾아다녔다.

그런데 이 동네는 이게 전혀 없는 것이다.

서울대 입구~ 봉천은 물론이고, 범위를 넓혀서 신림~낙성대까지도...

 

망한 집들

카카오맵이나 네이버지도로도 열심히 찾아보고 나오는 집들은 다 가봤으나 이미 다 망해사 사라져 있다.

신림---낙성대 라인에서 네이버 지도나 카카오맵에 나오는 집들

천냥부페 망함.

엔젤한식부페 망함.

어멍 한식부페 망함.

태성그린푸드 망함.

엔젤 쌈밥부페 망함.

 

노량진으로 다닐 수 밖에....

그래서 난 한식부페를 먹을 일이 있으면 노량진으로 가곤 했다.

대학동 고시촌이라 불리는 신림9동이 있긴 하지만, 노량진과 큰 차이가 없으며

버스도 갈아타야 하는 등 교통은 오히려 더 불편하기 때문이다.

 

노량진은 고시학원이 워낙 많아서 그런지 한식부페나, 고시부페가 잘 발달 되어 있다.

내가 아는 집만 해도 밥드림, 식객, 통통이, 골든볼9 (본점,1호점), 레알짱(1호점,3호점)  까지 7개다.

 

그러나 가끔 갈 때마다 현타가 오고, 분함이 밀려오기도 한다.

어느 동네나 한식부페 하나쯤은 있고, 누구는 동네에 있어서 편하게 먹고 가는데, 

이 개X같은 동네는 왜 그 흔한 한식부페 하나 없어서 차비와 시간까지 들여서 먼 데까지 다녀와야 하는가?

그리고 그 현타는 돌아오는 길이면 더욱 심해지곤 한다.

 

오늘도 골든볼9을 가려고 집을 나섰다가, 갑자기 현타가 오며 울컥해져서

그래도 아직 제대로 샅샅이 뒤져보지 않은 낙성대쪽에 도전해보기로 했다.

인터넷에서 긁어모은 몇몇 정보도 있고.........

 

 

이모네 식당

낙성대역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하고 있다.

전문적으로 한식부페를 하는 집은 아니고, 그냥 일반 식당인데,

점심시간에만 한해서 한시적으로 셀프 무한리필 형식의 한식뷔페로 운영하나보다.

 

가격은 5천원이었다가, 언젠가부터 올랐나보다.

입구에 있는 현수막은 아직도 고치지 않고 예전가격 그대로 올려놓았다. 

나름 입구에 들어갈때만 해도 꽤 기대를 했던 게 사실이다.

 

 

그런데 이 집 이상하다.

밥,김치,나물, 무침 등등의 기본 밑반찬만 있고 메인요리, 그날 음식의 에이스라 할 고기반찬이 없다.

 

어느 한식부페를 가던지 그날의 식단을 대표하는 메인요리가 있다. 
그리고 그 메인요리는 99%이상 육류다.
제육이든, 탕수육이든, 낚지볶음이든, 탕수육이든, 삼겹살이든, 고등어튀김이든 
보통 식당에 메뉴판에 그 이름이 자랑스럽게 올라갈만한 요리 말이다.

김치나, 오이무침이나 깍두기가 주 메뉴로 있는 경우는 없지 않은가. 그건 그냥 밑반찬일 뿐이지.

즉 밑반찬만 있고, 메인요리라 할 만한게 전혀 없는 것이다.

아니... 무슨 한식부페에 김치 무말랭이 깍두기밖에 없어???

 

 

그리고, 자리로 돌아가보니, 조그맣고 까만 접시에, 한 조각의 고등어조림이 올라와있었다.

이건 홀서빙하는 아저씨가 갖다 놓은 것이다. 그리고 이게 오늘의 메인요리였나보다. 

좀 황당하고, 어이가 없을따름....... 뭐??? 뷔페?? 뷔페래놓고 메인요리만 배식?

메인요리는 1사람당 1개인가?

 

물어보니 진짜 그렇단다. 1사람당 한 접시란다.

 

손님이 들어올때마다 홀 담당하는 사장님은 주방을 향해 고등어 1개요!!! 라며 외쳐댔다.

그럼 주방에선 저 작은 접시에 1조각만을 접시에 담아서 1회 한정으로 내놓는 것이다.

 

고등어가 아니라 다른 요리가 메인이더라도 마찬가지겠지. 

 

 

가격조차 고치지 않은 홍보문구...

개인적으로 굉장히 실망스럽고, 사기당한 기분까지 드는 집이었다.

밥은 집에서도 얼마든지 먹을 수 있는 것이다.

김치,깍두기 같은 밑반찬은 일반 식당을 가도 충분히 리필해주거나, 아니면 셀프로 리필해 먹을 수 있는 것이다.

 

가장 중요하고, 주가 되는 메인요리는 저 조그마한 접시에 1인당 1회로 제한해서 배식하면서 한식부페라니....

이것은 과대광고이자, 기망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냥 가볍게 밥 한끼 적은 양으로 먹으러 온다면 나쁘지 않겠지만 (실제로 손님도 많았고, 만족하며 먹는 분위기였다)

나처럼 먹을 수 있는 양만큼 자유롭게 셀프로 얼마든지 먹는 그런 부페를 예상했다면 

뒤통수를 얻어맞은 것 같은 기분을 느낄 것이다.

 

내 결론은

한식뷔페의 탈을 썼지만, 한식뷔페가 아니다.

 

물론 절대 다시 올 일도 없을 것이며, 추천도 하지 않는다.

나처럼 속았다는 기분 드는 사람이 더 나오지 않도록 한식뷔페라는 저 글자 떼 버려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