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이야기나

냉장고 성에제거는 빨리 할수록 좋다.

감자만두 2022. 10. 27.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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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방은 매우 작다.

작은 만큼 모든 것이 사이즈가 다 작다.

냉장고도 매우 작다.  거의 모텔 냉장고 사이즈랄까.

 

보통 원룸을 가 보면 싱크대 밑에 세탁기가 들어가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난 세탁기 대신 냉장고가 들어가 있다. 

냉동실도 없는 소형 냉장고다.  그리고 이런 소형 냉장고는 거의 직접냉각방식이라 보면 된다.

이러한 소형냉장고는 90퍼센트 이상 직접냉각방식이다. 즉 성에가 반드시 낀다.

냉장 방식에 직접냉각과 간접냉각이 따로 있다는 것도 이번에 알았다. 

이 제품은 앞에 붙어있는 스티커에 성에가 반드시 낄 수 밖에 없으므로,

1센티 이상 성에가 끼면 청소해야 한다고 쓰여 있었다.

 

반찬통 위에 물이 고여 있기 시작했다.

 

 

언젠가부터 반찬통 위에 물이 흥건하게 고여있기 시작했다.

이건 굉장히 불쾌한 경험이었다. 냉장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는건가.

냉기가 어디론가 새고 있는 것인가?

일단 냉장고에 들어있는 게 얼마 없으므로, 문이 덜 닫혔을 리는 없다.

수명이 좀 됐나 의심할 수도 없는게, 이제 8개월동안 가동한 제품이다.

그럼 의심가는 것이 이젠 단 하나 성에뿐인것이다.

 

의심할만한 원흉은 딱 이거 뿐이다. 무심하게 지내는 사이에 저 정도까지 얼음왕국이 되어 있었다.

고드름처럼 아래를 향해 얼어 있는 꼴이, 물이 떨어졌음을 보여주고 있다.

반찬통 위에 고인 물들의 원흉은 이것이라는 빼도 박도 못할 증거다.

 

 

신선칸 위쪽은 더욱 심각했다.

 

아직 사놓고 먹어보지도 못한 김치들이 다 쉬게 생겼다.

들어갈 것도 얼마 없는 조그마한 냉장고였으니 이 정도지,

들어간 게 가득한 큰 냉장고였으면 얼마나 골치아팠을까? 생각도 잠깐 들었으나

그런 큰 냉장고들은 간접냉각방식이기 때문에, 애초에 성에 자체가 생기질 않는다.

 

본격적인 작업에 착수하기 전 선행사항.

  1. 냉장고 전원을 끄거나, 냉장강도를 0으로조절한다. 직접냉각방식의 경우는 거의 다 성에제거 모드가 따로 있다.
  2. 냉장고 안을 싹 비워야 한다. 이제부터 물이 계속 떨어질 것이기 때문에....
  3. 바닥이 물바다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해, 물받이용 그릇을 설치한다.

 

예상 못한 것이 있었다.

얼음 녹는 속도가 정말 느리다. 엄청나게 느리다.

 

그러새 뭐 둔기로 두들겨서 깨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물 끓인 냄비를 넣어둔다거나 해서 시간을 앞당기는 사람도 있을 것이지만,

그런 편법을 쓰면 시간을 단축시킬지언정, 냉장고 제품의 수명을 갉아먹을것 같았다.

내 물건도 아니다. 집주인 물건이다.

입주할때 새걸로 맞춰준건데, 최대한 곱게 잘 써야 하지 않겠는가?

그래서 그냥 기다리기로 했다.

 

그런데 진짜 끔찍할정도로 시간이 느리고 길게 느껴졌다.

평일이라 잘 시간도 다가오는데...

이거 자고 일어나도 될 거 같은데, 그랬다간 냉장고 앞 바닥이 물바다가 될까봐 그러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이미 시작한거 다시 물릴 수도 없고, 얼음이 녹기까지 하염없이 기다리는 게 아주 환장할 노릇이었다.

한참 지나 겨우 떨어진 얼음 한 덩어리..

 

대략 4시간이 지나서야 좀 큰 덩어리가 떨어졌다.

그런데, 저 얼음이 하필 온도조절기의 선을 물고 있어서 빼내지도 못하고 저대로 두고 또 기다려야 했다.

 

냉각기의 선을 물고 있는 얼음도 골치아픈데,  상단의 거대 얼음덩어리는 아직도 꿈쩍을 안한다.

 

어쨌든 전선을 물고 있던 얼음덩어리도 떨어지고,

거대한 빙벽도 결국은 떨어졌다. 대략 6시간은 걸린 것 같다. 

 

권장사항에는 1센티가 넘으면 제거작업을 하라고 되어 있는데, 5cm라니 내가 그동안 무심하긴 했다.

하긴 3월초에 입주하며 가동 시작한 이후, 단 한번도 성에제거를 한 적이 없으니.....

 

암튼 그렇게 깔끔해진 냉장고 안.

 

거대한 얼음에 겹겹이 쌓여있던 칸막이도 드디어 그 모습을 드러냈다.

성에가 쌓이면 냉각 효율이 떨어져 소비전력도 불필요하게 낭비된다는데, 

내 우둔함으로 아마 그동안 쓸데없이 전기세가 많이 나왔을 것이다.

 

한바탕 큰 전쟁을 치뤘지만, 제품 특성상 성에는 결국 또 계속 쌓일 것이다.

 

아래에 큰 김치통 두개에, 그 밑에 칸을 가득 채운것도 김치다.

저 김치들이 다 사라지는 타이밍에 다시 한 번 성에제거 작업을 해야 할 것이다.

 

미리 해본 사람으로 깨달은 게 있다면

 

1. 성에 제거 작업은 많이 쌓이기 전에 하라.  많이 쌓일 수록 시간이 엄청 소비된다.
그리고 냉각효율 저하로, 전기세도 낭비된다. 

2. 성에 제거 작업을 할 땐, 냉장고 안의 식재료들을 모두 오랫동안 빼놓아야 한다.
냉장고에 든 게 가장 없을 때 주기적으로 해라

3.어지간하면 시간 여유 있을 때 해라..
얼음을 빨리 녹이는 편법을 쓰는 게 아니라면 이게 시간이 상당히 소요된다.
대략 그냥 날 잡아서 반나절은 투자한다고 생각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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