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사는 내가 10년 이상을 했던 소중한 취미이다.
그 과정에서 느낀 행복과 설레임. 정말 셀 수 없이 수많은 추억들. 소중한 사람들.
초급 수업을 들어가서 서로 마주보고 서는 것조차도 뻘쭘해 하며 처음 소셜에 나오고도 한동안은
무섭고 자신 없어서, 몇 시간동안 한 자리며 지키며 앉아있다가
나중엔 너무 즐겁고 재미있어서 주 3회 이상 출빠를 다니던 순간까지... 모든 과정에 나에겐 소중하다.
이건 평생 가져가도 될 취미라고 생각했다.
사실 노년취미로 매우 권장되는게 이런 커플댄스이기도 하다.
그러나 언젠가부터 이 취미를 못해먹겠다는 생각이 더 강해지기 시작했다.
여전히 즐겁고 재미있고 행복한 취미지만..... 정확히 말해서 위험해서 안되겠다는 생각.
하필 그 생각이 가장 심하게 든 타이밍에 코로나가 터져서, 또 강제적으로 빠를 멀리하게 되었다.
그러나 너무 오랫동안 즐겨온 취미라서 그런지 완전히 발길을 끊지 못하고
잊을 만 하면 한번씩 찾아가보게 된다.
그럼 대체 그 위험이란 건 뭘까?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서 그 가장 큰 위험한 문제는 여성들의 하이힐 댄스화다.
이것은 반드시 없어져야 할 문제점이라 생각한다.
코끼리에게 밟히는 것보다 더 위험하고 치명적인 게 하이힐이다.
밟혀본 사람만이 안다. 하이힐이라는 물건이 얼마나 무지막지한 흉기인지....
밟은 사람은 꾸벅 고개 한 번 숙이고 넘어가지만,
밟힌 사람은 제대로 걷지도 못하며
심하면 자리에서 일어나지도 못하며 1~2주동안을 생활에 지장을 받을 정도로 고생하는지.....
사실 많은 사람들이 하이힐의 위험성을 인지하지 못한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기억하겠냐마는..... 오래전 호프집에서 패싸움을 하던 여자가 신고있던 하이힐을 휘둘러
상대편 여자의 눈을 실명시켰다는 기사 정도에서 위험한 물건이구나 할 것이다.
사람들이 모르는 이유는 겪을 일이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하이힐을 신은 여성 보기는 어렵다. 지하철 출근길처럼 사람 붐비는 때에 잘 관찰해봐라.
하이힐 신은 사람은 거의 없다.
거기다가 그 하이힐에 밟혀볼 일은 더더욱 없다. 사람은 앞으로 걸어가므로.....
버스나 전철이 출발할때 휘청하면서 밟을 수는 있겠지만, 그것도 참 어지간히 재수 없는 경우일 것이다.
그러나 라틴바에서는 다르다.
80퍼센트 이상의 여성이 하이힐댄스화를 신고
(일부러 하이힐댄스화를 골라신는게 아니라, 여성 댄스화 자체가 그냥 기본적으로 하이힐이다.)
앞 뒤 옆으로 불규칙하게 스텝을 밟아댄다. 특히 밟힘 사고의 90퍼센트는 백스텝(뒷걸음)에서 나온다.
세상에서 라틴바만큼, 하이힐에 발등 아작나는 사고가 일어날 확률이 높은 곳은 없다.
조심하면 되지 않냐고???
미국이나 스페인 영화에서 나오는 댄스 장면처럼 드넓은 홀에서 몇명의 사람이 춤을 춘다면 말 그대로
남자만 조심하면 충분히 아무 문제 없이 안전하게 춤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남자가 조심해야 된다는 뜻은, 남자가 춤을 리드하는 '리더'의 역할이기 때문이다. 동선 설계, 여성의 움직임,
패턴 등등 모든 신호를 주며 춤을 이끄는 것은 남성이다.)
그러나 현실은 전혀 다르다.
한정된 공간에서 바글바글 밀집되어서 추는게 현재의 살사 바 풍경이다.
코로나 시대에 거리두기 정부정책 때문에 넓은 공간에서 소수가 추는 안전한 (?) 환경이 강제로 만들어졌지만
이제 거리두기는 끝났고, 바의 풍경도 예전으로 돌아가고 있다.
바에 사람이 밀집해 있을때면, 이건 서로가 춤을 즐기는 게 아니라
무시무시한 흉기에 발등 뚫리지 않기 위해 버티는 공포나 스릴러 체험을 하게 된다.
문제는 이 와중에도 경각심 전혀 없이, 지들 세상인것마냥 크게크게 움직이며 스텝 넓게 밟는
이기적인 사람들이 많다는 것. 그리고 그들은 실제로 인간 흉기가 되어 남에게 상해를 입히게 된다.
자꾸 흉기란 표현을 써서 불편하게 볼지 모르겠지만, 절대 과장된 표현이 아니고 흉기 맞다.
영화 여인의 향기에 나오는 탱고 씬이나, 유튜브에서 검색치면 나오는 유명 인스트럭터들의 시범영상처럼
안전거리가 확보되는 곳이 아니다. 실제 살사 소셜 바닥은 말이다.
개개인이 아무리 조심하고 주의에 주의를 기울인다 해도 완벽히 막을 방법이 없다.
텝 활발히 밟으며 추는 라틴댄스에서 다른 사람 발 실수로라도 밟을 수도 있을 테지만 ,하이힐이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실수라기엔 상해 정도가 너무 심하며, 피해자에게 안기는 고통과 손실이 너무 크다.
많은사람들의 동선이 겹쳐질만큼 밀집해서 추는 현실의 바에서 하이힐같은 흉기는 사라져야 한다.
타인의 발을 밟아도 그냥 꾸벅 인사하고 넘어갈 '실수'라 불릴 만한 안전한 댄스화로 바뀌어야 한다.
뒷 굷이 넓은 형태의 신발이나, 운동화 형태의 댄스화, 또는 아예 남성용 댄스화를 신고 추는 몇몇
여성들이 있긴 하지만, 아주 극소수에 불과하다.
역시 아직 80%이상은 흉기나 다름없는 하이힐 댄스화를 신고 춤을 즐긴다.
그러나............ 아마 그렇게 될 일은 없을 것 같다.
몸에 ... 기억속에 깊이 배인 그리움에 오랜만에 빠를 찾아가 보지만, 바닥을 내리찍는 수많은 하이힐들을 보고 있자면
평생을 하고 싶던 즐거운 취미지만, 이 문제는 도저히 극복될 길이 없어보임이 안타까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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