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리커쳐 이야기

발 부상,발등부상의 원인 _ 사고는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온다.

감자만두 2022. 6. 11.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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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 부상이나 발등 부상은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평생 한 번도 안 당할 수도 있다.

그러나 한번이라도 당해본 사람은 그 끔찍함에 치를 떨게 된다.

 

다윈상이라는 것이 있다.

우스꽝스러운 또는 다소 황당한 내용으로 죽음을 맞이한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상이다.

다윈상은 몰라도, 다윈 부상이라면 당첨이다 싶을만한 황당한 이유로 발 부상을 당했으니

혹시라도 아직 안 당해본 사람이라도 비슷한 경우를 피하고, 발 부상에 대한 경각심을 갖는 것이 좋을 것이다.

 

최근 내 발 부상의 원인은 바로  이 컴퓨터 멀티탭이다.

 

 

난 대기전력으로 소모되는 게 싫어서 

(대기전력으로 낭비되는 전기세가 얼마 안된다고 하지마 금액이 문제가 아니다. 그냥 쓰지도 않는 전기사 새어나가는

그 자체가 싫은 것이다.)

집을 나갈땐 항상 멀티탭 플러그를 뽑는다.

 

그런데 이 플러그를 바닥에 놓다보니, 이게 매번 둔탁한 소리가 나는 것이

자꾸 이게 반복되다보면, 플러그가 망가지거나, 바닥이 망가지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그래서 내딴에 한번 저 플러그가 떨어지는 충격을 줄여보겠답시고 플러그를 뽑아 바닥에 놓으면서

거기다가 발등을 갖다 댄 것이다. 

그런데 생각외로 이게 무겁고 묵직하고, 무엇보다 굉장히 아팠다.

 

그러나 그때만 해도 기껏해야 , 플러그인데...... 이것가지고 뭔 일 있겠어? 하고 넘겼다.

그러나 3일이 지나고.... 뭔가 불쾌한 느낌이 조금씩 올라오더니

급기야 4일 후엔 당시 문제의 발을 전혀 땅에 디딜 수 없을정도로 통증이 찾아왔다.

 

먹는 소염진통제는 물론이요. 외용 진통제 (파스나 로션 등등)를 총 동원해야 한다. 그 정도로 발 부상은 심각하다.

다행히 발부상에 전부터 당해왔고, 경각심이 있던 나는 늘 집에 반깁스를 상비해두고 있었다. 

발 부상이 본격적으로 찾아온 첫날에 통증이 절정에 달하는데, 이 때는 걸음을 걸을 수가 없다.

바닥에서 일어설 수도 없으며, 화장실을 찾아 걸어가는 것조차도 굉장히 어려운 일이 된다.

 

생각해보니 애초에 바닥에서 둔탁한 소리가 난다는 것은 그게 그만큼 무게가 나가는 물건이란 뜻이고,

그만큼 위험한 물건이라는 뜻이다.  어째서 거기다가 그렇게 쉽게 발등을 갖다 댔을까?

사람의 발등은 우리 몸 중 가장 약한 부위이다. 충격을 받아줄 근육이나 지방도 하나도 없고 

바로 그냥 뼈 관절 인대 등등 약한 부위가 고스란히 노출되어 있는, 최고 약점이라 할 수 있는 부분인데....

단지 멀티탭 플러그따위가 뭘 어쩌겠어? 하는 생각이 앞서 있었다.

일주일이 넘어 붓기는 많이 빠졌지만, 염증으로 검붉게 충혈된 것은 여전하다.

 

그리고 그 멀티탭 플러그로 인해 얻은 발등 부상으로,

지금 열흘 넘게 반깁스에 제대로 걷지도 못하며

사생활에 지장을 받고 불편한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덧붙여 몇 가지 이야기

 

**

발 부상을 자주 당하며 집에 아예 반깁스를 구비해놓게 된 이유가 있다. 그것은 바로 살사댄스이다.

라틴댄스나 커플댄스 등 수많은 취미로 할 수 있는 춤의 가장 큰 문제는 여성의 댄스화가 하이힐이라는 것인데,

문제는 이 하이힐에 밟히면, 그냥 일반 신발에 밟히는 것과는 전혀 다른 상해를 입는다는 것이다.

하이힐은 그 자체가 흉기로, 밟힌 사람에게 심한 부상을 남긴다.  단순히 미안하다는 사과로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

그리고 이 위험성은 내가 오랫동안 해오던 이 취미를 버리게 된 이유가 되었다.

단언컨테 라틴댄스바처럼 발부상을 당할 위험성이 높은 곳은 없다.

수십 수백의 사람이 바글바글대며 하이힐 신고 스텝을 밟아대는데, 삐끗하면 힐이라는 흉기에 대형사고난다.

 

**

이상하게 발 부상은 잠복기(?)같은 게있다.

이건 힐에 밟혔을대도 마찬가지이며, 무엇에 찧이든지 아무튼 발등에 어떤 부상을 당해도 다 동일하다.

부상당시에 통증이 있고, (아니면 없을 수도 있다.) 그 후로 며칠간은 멀쩡하고 아무 이상도 없다.

그런데 꼭 3,4일 후부터 통증이 올라온다. 길면 일주일 후에 통증이 올라오는 경우가 있다.

한번 다치면 며칠 후에 반드시 찾아올 통증을 막을 수도 없고, 

사형을 기다리는 사형수처럼 기다리고 있어야 하는 것이다. 

이번에 플러그에 다쳤을때도 처음에 '혹시 이번에도??' 하는 의구심이가장 먼저 들었으나

'에이 설마~ 겨우 플러그따위잖아. 힐 같은 흉기랑 비교가 되겠어?' 라며 스스로를 위로했다.

그러나 결국 찾아왔고, 통증이 올라오는 순간부터 이미 앞으로의 상황을 예견했다.

 

**

발 부상이 최악인 이유.

부상을 당한 곳은 건드리지 않고 자극하지 말아야 한다. 어지간한 상처부위는 이것만 잘 지키면,

초반 통증이 찾아오는 절정기만 지나면 나중에는 통증도 잘 느껴지지 않는다.

그런데 발이란 부분은 그럴 수가 없다.

사람은 걸어야 하고, 걸으려면 한쪽발에 체중을 모두 싣는 과정이 번갈아가며 반복된다. 

다친 환부로 우리 몸만큼의 체중이라는 압력을 계속해서 받을 수 밖에 없는 노릇이다.

또 발은 우리 몸의 가장 하부라는 이유만으로, 그냥 앉아 있기만 해도 상당한 압력이 쏠린다.

 

가장 좋은 방법을 누워만 있는 것이다.

그러나 팔자좋게 다쳐서 낫기까지 누워만 있을 수 있을만큼 여유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그리고 다른 행동을 다 자제 하더라도, 밥도 먹고 화장실을 가야 한다.  

이것마저 힘들고 고통스럽게 만드는게 발 부상이다. 그래서 회복또한 매우 느리다.

 

**

정형외과에 과면 의외로 봉와직염이라는 진단이 자주 나온다.

뼈 골절도 없는데, 이상하게 염증이 가득 차 있어 보이기때문에 이런 진단이 나오는 듯 하다.

타박상으로 입은 부상이고, 세균이 침투할 외적인 상처도 없는데, 봉와직염이 왠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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